1. 퇴사
근무 중이던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희망퇴직을 하게 되었다. 미처 1년도 채우지 못해서 '좀 더 버텨볼까?'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내가 남아서 회사의 생존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해서 퇴사를 결심했다.
머신러닝을 제품의 핵심으로 삼던 회사였고, 이미 많은 ML 개발자분들이 퇴사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들었기에, 웹 개발자인 나 혼자서는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기 어려울 것 같았다. 아무리 좋은 하드웨어를 가진 로봇이라도 그것을 뒷받침할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누가 구매하겠는가.
근데 좀 억울하긴 하다. 입사 전에 확인했을때는 매출과 인원 둘 다 우상향하고 있었고, 작년 초에 꽤 큰 규모로 투자도 받았었는데 어째서,, 입사 후에 회사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들었지만, 런웨이가 1년도 안될줄은 몰랐다.

2. 뭘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
아무튼 첫 회사에서의 커리어는 이렇게 마무리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퇴사였기에 3주 정도 쉬다가 취업을 준비하던 학교 후배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게 되었는데, 이때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멋쟁이 사자처럼, 싸피, 새싹톤, 페니웨이, 그리고 회사까지 쉬지 않고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자연스럽게 top-down 방식으로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만 학습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이 방식은 나에게 맞는 방법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자리에 앉아서 당장 왜 필요한지도 모르는 원리를 하나하나 학습할 정도로 인내심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AI가 발달하면서 top-down 방식과 바쁜 일정이 겹치자, 자연스럽게 바이브 코딩에 가까운 방식으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기초지식에 구멍이 숭숭 난 상태로 개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코드를 찍어내고 있었으니, 퇴사 무렵에는 자연스럽게 코딩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있었다. 남이 작성한 코드를 읽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고, AI가 작성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분명 작년 말까지만 해도 퇴근 후에도 따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VSCode를 전혀 키지 않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개발에 대한 기초지식이 모자라다' 였다.
3. 지금 하고 있는 것
지금은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CS와 JavaScript/React 투트랙으로 접근중이다.
우선 CS는 AI한테 물어보고 있다. PennyWay를 같이 했던 병준이가 CS 관련 카테고리들을 전달해 주었고, 해당 카테고리들을 claude한테 통째로 넘긴다음 하나하나 depth에 따라서 알려달라는 식으로 학습해보는 중이다.
JavaScript와 React는 좀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 JavaScript 튜토리얼 문서를 읽어보고, 따로 자료도 찾아보고 있다. 그렇게 본 것 중에 가장 재밌었던 것은 [10분 테코톡] 💙 하루의 실행 컨텍스트였는데 정말 추천하고 싶다. 단어들로만 이해하고 있던 실행 컨텍스트 - 호이스팅 - 클로저까지 모든 개념들이 한번에 연결되는 경험을 했다. 조만간 블로그 글도 하나 써볼 생각이다.
또 최근에는 항해 플러스 프론트엔드 수강을 시작했다. 이제 1주차를 막 시작해서 SPA를 바닐라 JavaScript로 구현하는 것이 과제인데, 매우 어려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한다.
4. 앞으로 해야 할 일
기존 회사에 근무중일때는 풀스택 + 데이터 전문가 쪽으로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상황이 바뀌었고 자연스럽게 해야할 일도 바뀌었다. 회사가 나를 채용하게 하려면 스스로의 가치를 어필해야하는데, 이전 글에서처럼 백엔드와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공부해서 취업하려고 하다가는 실업급여 떨어져서 굶어죽기 딱 좋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하고 싶지만, 당장 하기에는 시간이 없다.
고로 우선 프론트엔드로의 전문성을 더 키울 생각이다. 그게 내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부가적으로는 devOps쪽을 건드려 보고 싶다. AI가 발달하면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들도 프론트엔드에서의 공수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운영과 배포 영역까지 넘나드는게 최근의 트렌드기 때문에, 이 부분을 추가로 학습한다면 좀 더 나의 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그 동안은 당장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했다면 지금부터는 그 과정에서 놓친 기초를 다시 쌓아가면서 개발에 대한 흥미를 되찾고 싶다. 지금까지 달려오느라 놓친 것들을 차근차근 채워나가면서, 더 나은 개발자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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